오디오이야기
중출력 직열 3극관 - RCA 2A3
오디오전도사
2006. 8. 24. 19:21
중출력 직열 3극관 - RCA 2A3 ('02.8.11. 김영남) |

3극관은 진공관 발전사 중에서 제 1기에 해당하는 1917년 경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필라멘트(캐소드=음극)외에 콘트롤 그리드와 플레이트(정식으로는 애노드=양극)의 3개의 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극관이라 부른다. 초기의 타입은 필라멘트 직화형의 소위 직열관 이었지만, 나중에 필라멘트(히터)와 캐소드(히터로 가열되어 전자를 방출하기 위한 전극)가 분리된 방열관이 출현하였다.
3극관은 그뒤에 발표된 5극관에 비해 감도가 낮기 때문에 드라이브에 큰 전압을 필요로 한다. 그 때문에 드라이브 트랜스(인터스테이지 트랜스 라고도 한다)를 사용한 회로가 많았었다. 그리고 3극관이 발생하는 찌그러짐(디스토션)은 거의가 우수차 고조파로 같은 고조파 중에서도 귀에 거슬리는 기수차 고조파에 비해 귀로 구별하기도 어렵고 오히려 기본음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다.
2차, 4차와 같은 우수차의 고조파는 음악적으로 보아 배음(옥타브)의 관계가 있고 청감적으로는 매우 유쾌한 음을 들려주나 3차, 5차와 같은 기수차 고조파는 조금 오래 들으면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3극관은 이러한 장애가 없다. 또한 우수차 고조파는 출력단을 푸슈풀로 하면 없어지지만 기수차 고조파는 그대로 남아 있어 3극관의 앰프는 푸슈풀보다는 싱글이 더 음질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디오 매니아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역시 직열 3극관의 싱글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극관에 비해 3극관은 직선성이 좋고, 투과율도 좋으며, 고조파 찌그러짐(디스토션)이 적고 또한 귀에 거슬리는 기수차의 고조파가 발생되지 않는 등 3극관의 장점 때문일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 2A3은 RCA가 자신이 개발한 최후의 직열 3극관으로 1933년에 발표한 것이다. RCA 2A3은 웨스턴 일렉트릭사(WEC)의 300A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진공관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RCA는 일반 대중에 대한 서비스를 업무의 중점에 두고 있었고 WEC는 벨 시스템에만 납입의무를 지고 있었던 메이커였기 때문에 자연히 사상과 철학이 달랐을 것이고 그 차이가 개발된 제품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이 2A3은 필라멘트 2.5V / 2.5A, Ep 250V, Ip 60mA, Eg 마이너스 45V, RL 2.5킬로옴, 출력 3.5왓트의 규격이다. 특히 내부 임피던스가 2.5킬로옴으로 낮기 때문에 주파수 특성이 좋은 출력트랜스를 만들기 쉽고 또 직열관 특유의 직선성의 우수성 때문에 드라이브 전압만 확실하게 공급해 준다면 싱글이나 푸슈풀 모두 틀림없이 음질이 우수한 앰프를 제작할 수 있고, 소리 또한 매우 순수하고 아름답다. 발생되는 대부분의 고조파는 제2고조파로서 음질에 크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푸슈풀로 하는 경우는 20왓트까지 출력을 얻을 수 있으며 제2고조파를 상쇄시켜 디스토션이 더욱 적어진다. 그러나 2A3과 같은 직열관에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즉 교류점화하면 잔류 험이 발생하며 싱글 앰프인 경우 더욱 심하지만 이것은 직류점화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리드 리크는 고정 바이어스일 때 50킬로옴 이하로 하도록 되어 있지만 제조연대가 오래된 진공관을 사용할 때 잔류가스에 의한 폭주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지켜야 한다.
구조적으로 초기의 2A3은 250이나 245와 같이 플레이트가 1 유니트였지만 필라멘트가 접히는 부분이 10곳이나 되고 가늘고 길었기 때문에 단선사고가 많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2 유니트로 개량되었고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것도 대부분 RCA가 미군과의 계약에 의해 생산된 JAN (Joint Army and Navy)의 2 유니트 형으로 군용이라 성능 또한 우수하다..
그리고 일설에 의하면 RCA 2A3의 1 유니트만의 특성은 거의 45와 같고 45의 전극이 2개 연결되어 봉입된 것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소리의 경향은 힘(임팩트)과 분위기(여운)의 밸런스가 잡힌, 농염하면서도 단정한, 대역밸런스도 좋은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준다.
RCA 2A3을 WE 300A(또는 300B)와 비교해 보면 부족한 점도 있긴 하지만 업무용 기기나 음악감상용 앰프에 많이 사용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세대를 풍미한 영원한 명출력관 임에 틀림 없다. 2A3는 싱글 셀프 바이어스 회로를 사용하면 2A3이 지닌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2A3 패밀리로서 유명한 것으로 6B4G가 있다. 현재로서는 오히려 2A3보다도 입수하기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는 2A3의 UX베이스를 GT(US)베이스로 바꾼 것이다. 2A3보다도 한단계 큰 규격으로 되어 있다는 설도 있지만 필자는 2A3과 같은 규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히터가 6.3V /1A 이므로 잔류 험의 견지에서 직류점화를 할 필요가 있다. 6B4G는 여러 메이커에서 만들었으며, GE, 카우프만, 퉁솔 등의 것이 유명하다. 이밖에 6A3 등이 동등관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2A3과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
2A3 계통의 3극진공관은 대부분 가능한한 부궤환 회로(NFB)를 걸지 않고 사용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직선성이 우수하고 찌그러짐이 적은데다 증폭도가 5극관보다 작기 때문에 NFB를 걸 게 되면 오히려 순수한 3극관 특유의 음색에 변질을 가져오는 동시에 최대출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리적 특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2A3 드라이브단에는 NFB를 걸어주는 것도 무난하다. 또 출력트랜스 2차측에서 NFB를 걸 경우에는 6dB 이하로 적게 걸어야 좋은 음질을 얻을 수 있다.
2A3은 싱글로 만들었을 때 출력은 3.5W 정도로 출력이 다소 적기는 하지만 능률이 좋은 스피커와 매칭하면 바로크 음악이나 소편성의 관현악까지는 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고, 필자도 서브시스템으로 (때로는 바이앰핑의 고역 앰프로) 사용하고 있는데 매우 매끄럽고 친밀감을 주는 음감을 즐기고 있으며, 적극 추천할 만한 진공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