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음의 출구인 스피커에 대하여 간단하게나마 알아보았으므로 이번 글부터는 시스템 구성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며 이 글의 제목 이기도한 직열 삼극관 앰프에 관한 이야기를 하여 보기로 하자. 직열 삼극관 앰프에 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력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앰프의 특성에 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리가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종류의 앰프가 필요한데 그 하나는 프리앰프 혹은 컨트롤 앰프라 불리우는 앰프와 파워앰프나 메인앰프라 불리우는 앰프이다. 이글에선 프리앰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파워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다루고자한다. 본격적인 앰프 이야기를 시작 하기전에 우선 이 앰프의 출력 소자인 직열 삼극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야할 것 같다.
직열 삼극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진공관의 역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진공관의 시작은 1800년대 말에 발견된 에디슨 효과를 기초로 하여 플레밍에 의해 2극 진공관이 발명된 후 드 포레스트에 의해 오데온 이란 이름으로 처음 탄생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진공관의 역사는 1921년 미국에 정기적인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여 하이파이 진공관 앰프의 전성기인 1960년대까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진공관의 역사를 볼 때 진공관의 주 무대였던 20~60년대에 이르는 50여년 동안 개발된 수많은 진공관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닌 각자 나름대로 족보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크게 나누면 진공관의 역사는 미국과 유럽이라는 두 개의 가지로 나뉘지만 미국과 유럽이라는 두 개의 갈래를 불문하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원조라 불릴만한 가계로는 웨스턴 일렉트릭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WE는 1918년에 VT-1, VT-2 라는 진공관의 생산을 시작으로 최고의 명품이라는 WE 300B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관을 탄생시킨 회사로 WE Sound라 일컬어지는 WE만의 고유한 소리를 가진 명관들을 개발해낸 전설적인 회사라 할 수 있겠다.
미국계 가계로 WE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가계로는 RCA를 들수 있는데 이 회사 역시 1919년에 UV-200과 UV-201이란 관을 발표한 이래 UX-245, UX-250, UX-2A3에 이어지는 명관들을 발표하여 미국계 진공관의 WE와 더불어 양대 산맥이 되는 회사이다. 어떻게 보면 WE는 업무용 시장을 그리고 RCA는 가정용 하이파이 산업을 이끌어 나간 두 축 이라 볼수도 있겠다.
어떤 사람들은 진공관 개발의 역사는 WE와 RCA의 개발경쟁의 역사라고 이야기할 만큼 중요한 회사들이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Raytheon, Ken-Rad, Tungsol, Sylvania, GE, Westing House 등의 회사들이 있었다. 이러한 미국계 진공관 족보에 비해 유럽계 진공관의 족보는 상당히 복잡다단한 편이다.
그것은 AT&T의 해외 (미국외)법인 이었던 IT&T가 유럽의 각 나라에 세웠던 자회사들이 각자 고유 형번의 WE 계열의 관들을 생산하게 되었기 때문이며, 이외에도 유럽 고유의 진공관 회사들인 Mullard, Marconi, GEC, Brimar, Osram, Tungsram, Siemens, Telefunken, Mazda, Philips 등에서 고유모델들을 고유의 형번으로 생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관들은 회사마다 다른 형번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관으로 분류되는 (호환관 또는 상당관 이라 불리는) 관들이 많지만 실제로 동작점은 유사하지만 소리는 다른 경우가 많다.
위에서 직열 삼극관의 역사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알아보았다.
대개 직열 삼극관을 분류하는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은 출력과 생산지로 구분이 되므로 필자도 이 글을 생산지와 출력에 관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필자 나름대로 설명해 나가고자 한다.
원 출력에 관한 구분으로는 출력 3W미만의 출력관을 소 출력관으로, 3W이상 6W 미만의 관을 중 출력관으로, 그리고 6W이상의 관을 대 출력관 (송신관이나 다극관을 기준으로 본다면 6W가 소출력관 이겠으나 직열 삼극관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으로 분류하고자 하며 생산지는 유럽과 미국 관으로 분류하여 필자 나름대로 추천 할만한 관을 중심으로 아래의 순서대로 특성과 간략한 회로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단, 어찌하면 최저의 가격으로 질 높은 음악감상을 영위할수 있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글의 목적이므로 값도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 대 출력관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값도 저렴하고 (아직까지 대 출력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리도 수준 이상의 소, 중 출력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
① 소 출력관 미국계 - RCA 45(245, 345) , 71, WE 101D 유럽계 - Da, U4H(LK4110)
② 중 출력관 미국계 - WE 275A, WE VT52, RCA 2A3 유럽계 - LK4112
이상 나열한 진공관들이 필자의 견해로는 아직까지는 값도 그다지 비싸지 않으면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진짜로 직열 삼극관의 맛을 음미 할 수 있는) 그러한 범주에 드는 출력관들이다. 물론 찾아보면 이외에도 수많은 관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아직은 그래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재생음도 훌륭한 몇 가지 관들을 나열해 보았다.
그런데 문제점은 필자가 쓸만한 진공관이라 생각하여 위에 나열한 진공관들을 채용한 파워앰프들을 기성품으로 구할 수 있는 길은 거의 전무하다 하여도 틀린 말이 아니란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겠지만 결론은 필자가 이 글의 글머리에서 언급하였듯이 귀찮고 힘든 일 이지만 직접 또는 주위의 경험자를 찾아 부탁해서 등등의 경로로 만들어서 즐기는 수밖에 없다.
단, 중요한 점은 만들더라도 정성을 들여서 그리고 최상의 소리를 얻을 수 있는 부품과 회로구성을 택해야 하며, 이렇게 출력이 작은 소출력관 일수록 출력관의 특성을 잘 알고나서 회로를 선택하여야 하며 전대역의 고른 밸런스를 얻기 위해서는 양질의 전원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좋은 앰프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해야할 점을 두어가지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전원부 구성 - 앰프란 물건은 전기를 사용하여 소리를 재생하는 물건이다. 고로 전원부는 자동차로 치자면 엔진에 해당이 된다. 결국은 전원부를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서 재생음의 질에 대단히 차이가 난다. 용량이 충분하고 스피디한 전원부를 만들어 주어야만 전대역에 고루 밸런스가 맞는 재생음을 얻어낼 수 가 있다. 그러므로 앰프 제작 할 때에는 전원부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여야 한다.
②회로의 선택 - 앰프를 제작 할 때에는 먼저 출력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나서 회로를 만들던가 선택할 것이며, 또한 당사자의 시스템 운용 취향을 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워낙 원조를 좋아해서 그런지 앰프를 만들 때도 수십년 전 회로를 100% 사용해 그 당시 부품을 비싼 가격에 구입해서 만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빈티지 시스템 취향이라서 옛날 소리를 추구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그렇게 하시길 권하고 싶다. 그 외에 분들이라면 기기를 만들 때 이렇게 한다는 것은 정말로 웃기는 일 이 아닌가 한다. 앰프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출력관이 가진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서 재생음이 음악감상에 적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제작의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직열 삼극관의 대표 격인 WE 300B의 경우 어떤 이들은 "300B소리란 것은 중역은 아름답고 저역이 없는 듯 한 것이 300B 소리인데....." 란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데 이렇게 잘못된 사실들이 정설인양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앰프이던지 저역, 중역, 고역의 밸런스가 맞고 제대로 나오는 앰프가 정상이며 좋은 앰프인데 왜 유독 직열 삼극관 앰프만은 저역은 모자란 듯 해야하며 중역대의 아름다움만이 평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만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필자는 "제대로 된 앰프는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제대로 된 소리가 안나는 것은 그 앰프가 가진 문제지 원래 출력관이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란 것을 명심하자.
결국은 제대로 된 회로를 선택하여 제대로 된 앰프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소리를 듣는 것이 앰프 제작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되도록 노력 해야할 것이다. 이상 앰프 제작시 중요한 점을 이야기했는데 그 외의 제작상의 중요 점들은 다음글을 진행하며 틈틈이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다음 글부터는 위에서 이야기한 출력관들과 출력관에 어울리는 회로들을 간단하게 소개하기로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