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이야기

어떻게 즐겨야 할까

오디오전도사 2006. 8. 24. 19:37

어떻게 즐겨야 할까?
(TubeSound 구철회 컬럼에서)

 

이번에는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즐긴다는 의미는 오디오 시스템을 사용하여 음악감상을 즐긴다는 이야기 일 것이므로 즐기는 시스템이 자기 취향과 맞아 떨어져야함은 주지의 사실 일 것이다.

그러므로 하이엔드 취향의 오디오를 즐기는 사람이 "직열삼극관 앰프가 죽인다더라" 하는 소문에 혹하여 돈과 시간을 낭비 해가며 여기에 매달릴 필요도 없고, 또 아무래도 예전 취향의 음악감상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요즈음 기계들의 환상적인 모양이나 입체적인 소리에 반해 그쪽 길로 들어가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급기야는 다시 돌아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즉, 자기의 취향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우선 정하고 그 길로 매진하는 것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길이라 필자는 생각한다(그렇다고 해서 어느 것이 더 나은가 하고 우열을 가릴 필요도 없다고 본다. 각자가 깊이 생각해 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쪽으로 가는 것이 더 즐겁다는 이야기이다).

오디오도 취미일진데 취미 생활을 "난 별로인데 남들이 이게 좋다니까" 하며 억지로 즐겨보려는 일처럼 바보같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즐기는게 아니라 사서하는 고생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이야기처럼 곰곰이 생각해본 후에도 "난 삼극관 앰프가 더 좋아"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음단계로 넘어가기로 하자.

직열삼극관 앰프를 듣는다는 것은 앞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옛것을 즐기는 것이다.

이러한 옛날 물건을 즐기는 방법에는 크게 나누어 대략 두 가지가 있을 수 있겠는데 그 한가지는 예전의 잘나갔던 물건들을 구입하여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서 예전의 스타일대로 즐기는 방법이 있겠고 (소위 빈티지 애호가라 하여서 예전의 시스템들을 무척 비싼 값에 구입해서 원형손상이 없이 애지중지하며 실제로 예전의 음악을 듣는 - 협대역의 모노 사운드를 즐긴다든지 하는 - 방법 등 여러 비슷한 유형이 있을 수 있겠다), 또 한가지로는 진공관이나 스피커 등, 꼭 필요한 것들은 옛것을 쓰되 그것들을 현대에 맞도록 재구성하여서 즐기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전자가 좋은 방법인가 후자가 좋은 방법인가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 뜻이 다르고 추구하는바가 다르므로 그 선택은 개개인에 맞기도록 하자.

다만 필자가 택한 방법은 후자이므로 앞으로 이 글의 방향도 어떻게하면 옛것을 현대에 맞도록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출력관은 예전의 직열삼극관들을 사용 하지만 그 회로나 부품구성들은 현대적인 소스기기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구성한다거나 혹은 예전의 스피커 유닛을 사용하여 좀더 현대적인 소리를 얻을 수 있도록 튜닝하는 등의 일들이 그것이다.

물론 옛것을 그냥 사용하거나 다시 원형대로 복원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연구하여 현대에 맞도록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재미있는 일 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하면 직열삼극관 앰프를 제대로 또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하는 것은 직열삼극관이라는 것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이것을 사용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직열삼극관 이라는 것은 진공관 시대에서도 비교적 초기의 물건들 이어서 그 아름다운 음질 등의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공(可恐)할 정도로 적은 출력"을 가지고 있다.
그 예로 오디오용 출력관으로 가장 큰 출력을 가진 편에 속하는 웨스턴사의 WE 300B 같은 관도 싱글작동시 8W정도의 출력을 내며 적게는 1W미만의 관들도 많다.

이러한 적은 출력으로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 내야하기 때문에 소출력 삼극관 앰프를 메인앰프로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까다로운 일 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삼극관 앰프의 세계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상당한 각오(?)와 준비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번거로운 일을 즐겁게 해낼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있어야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만약 이러한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한 장비들이 필요한데 다음번 글에는 이것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