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전주세계소리축제'('02.8.24.~9.1.) 소리체험관의 '진공관과 소리의 만남' 부스 운영을 전주세계소리축제운영위원회로부터 '꼼방오디오동호회'에 기획 및 운영을 위탁함에 따라 '꼼방소리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김용민)'는 세계규모의 축제인만큼 꼼방오디오동호회 뿐만 아니라 다른 진공관오디오 자작동호회도 같이 참여시켜 일반 대중들에게 진공관 소리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 진공관오디오 자작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한 계기로 삼기로 결정하였다. 이 기회에 모든 진공관오디오 자작동호회가 열린 마음으로 힘을 모아 참가하여 진공관오디오 자작동호인들의 축제의 마당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우리 고전음악동호인회는 비록 고전음악을 감상하는 모임이긴 하지만, 진공관오디오를 자작하는 동호회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 포스코맨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해 회사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는 동호인그룹 활동상을 세계규모의 축제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좋을 듯 하여 동호회 임원진, 그리고 진공관 소리체험실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꼼방오디오동호회와 협의하여 참가키로 하였다.
8월24일 토요일 아침 9시반, 광양제철소 고전음악동호회의 김영남(회장), 이용구(총무), 진민장(섭외) 등 세사람은 8.24.~25. 양일간에 진공관 소리체험실에서 사용할 앰프인 100TH 싱글앰프, 2A3 싱글앰프(제작자:김영남) 와 845 싱글앰프, 마란츠 7회로의 프리앰프(제작자:이용구), 그리고 1KVA의 노이즈컷 절연트랜스 등 거의 100kg에 육박하는 장비를 차에 싣고 광양을 출발, 진동을 싫어하는 장비인지라 규정속도 이하로 달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 도착하니 12시반경이었다.
점심을 간단히 때우고 오후 1시경 소리체험실에 들어가 보니 꼼방오디오동회회의 나루터님(꼼방오디오에서는 개인정보 누출을 꺼려 실명대신 필명을 사용하고 있음)께서 쓸쓸히 전시부스를 지키고 계셨다. 혼자서 전시부스와 청음실을 꾸미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겠다. 3시에 개연할 예정으로 가지고간 기기를 설치하고 파워 3대에 대하여 기기 좌우의 바이어스 전압조정과 비자톤 모니터스피커와 청음실 환경에 맞추어 피드백 양을 조정하고 장르별 음악을 들어가면서 에이징을 시키니 만족할만한 소리를 내주었다.
우리 부스는 정말 인기가 있었다. 다른 부스는 그냥 줄지어 지나가는 정도였는데 우리부스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후래시를 터뜨리고 메모도 하고 질문도 해가면서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시청실에서는 판소리를 포함한 모든 장르의 우리의 귀에 익은 음악을 중심으로 틀어 주었다. 나름대로 845 싱글이나 100TH 싱글은 호방하고 두터운 좋은 소리를 내주었다. 또한 845나 100TH 싱글앰프는 진공관의 영롱한 불빛때문에 KBS나 YTN 등 취재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기에 충분했다. 2A3 싱글은 투명하면서도 밸런스가 잡힌 음악성이 좋은 소리를 내 주었으나 출력이 3왓트정도 라서 그런지 옆 부스 PA앰프 소리가 시청실에 넘어들어와 노이즈가 되어 귀에 거슬린다.
당초 전주에서 1박할 예정이었으나 2A3 싱글 앰프와 대체할 60왓트급의 KT88 ULPP앰프를 가져가기 위해서 광양에 돌아왔다.
8월25일 일요일 새벽 5시, 집사람이 어제 전주에 동행해보니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되겠다고 식사를 준비한다. 7시쯤 역시 무게가 35kg이나 나가는 KT88 앰프를 차에 싣고 전주를 향했다. 진공관 소리체험실 부스에 들어가니 꼼방오디오동호회의 허브님, 면봉님, 설후님 등 on-line상에서 자주 뵙던 분들도 와 계셨다. Off-line상에서는 처음 뵙는 분들이다.
KT88을 설치하고 바이어스전압과 피드백을 조정하고 샘플링반을 걸어 보았다. 소리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은은하게 사라져 가는, 순발력도 좋고 여운도 좋은, 작곡가와 연주가의 혼의 진동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 심금을 울려주는, 온몸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정말 닭살이 돋을 정도의 기막힌 소리를 내 주었다. 그래, 바로 이 소리야. 오늘은 최고의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실황연주로 착각하고 시청실 입구에 드리워진 커튼을 치켜올려보는 사람들, 밀려드는 청중들, 몇시간뒤 다시 찾아와 자신의 CD를 걸어달라고 요구하는 분들도 많았다. 정말 대 성황이었다. 내 자신도 정보를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잘 전달해 주는 유리디체 라인앰프와 비자톤 모니터스피커, 그리고 내가 만든 파워앰프가 이렇게 궁합이 잘 맞아 음악성이 풍부한 좋은 소리를 내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손으로 직접 만든 앰프이긴 하지만, 처음 접해보는 기막히게 좋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보람있는 이틀째를 보낼 수가 있었다.
저녁무렵 전주에 사는 친구와 콩나물국밥에 모주라는 단술(음료수와 비슷함)을 한잔하고 광양으로 돌아 가는 차속에서 집사람이 '당신이 달리 보여요' 하는 한마디에 피로가 확 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9월1일 일요일. 오늘이 전주세계소리축제 마지막날이다. 태풍 '루사'가 전국을 강타한 뒷끝이지만 끝마무리를 깔끔하게 하고 싶은 생각에 무게가 40kg이나 나가는 845 싱글 앰프를 차에 싣고 전주로 향했다.
워낙 덩지가 크고 무게가 나가는 녀석이라 광양에서 아예 바퀴가 달린 카트 준비해 갔었다. 시청실에 845 앰프를 설치하고 바이어스전압과 피드백을 시청실 환경에 맞추어 조정하고 워밍업에 들어 갔다. 진공관 앰프란 원래 충분히 예열되어야 좋은 소리를 내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전주에서 가까운 삼례에 계신다는 어느 국악선생님의 요청도 있고 하여 주로 우리 국악을 들려 주었다. 국악을 듣는데도 역시 순발력과 여운이 풍부한 진공관 앰프였다. 우리 국악을 생동감있게 재생하는 기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모두가 서양음악에 맞추어 조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공관 소리체험실에서 사용한 유리디체 라인앰프와 845 싱글앰프 그리고 비자톤 스피커는 정말 사실적인 소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에 음악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음악적 표현력이 풍부한 생동감있고 임장감이 넘치는 소리를 오늘도 내주고 있었다.
오늘의 시청실 관객으로는 이번 소리축제에 아티스트로 참가한 외국인들이 많았다. 내국인들은 대개 일이십분 정도 머물다 갔지만 외국인들의 경우는 우리 국악을 들려드려서 그런지 30분에서 1시간이상 체류하기도 했다.
꼼방오디오의 허브님께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다른 전시실이나 해외 전통음악 공연장을 둘러보도록 추천하였다. 우리 전통악기를 현대 감각에 맞게 개량한 악기들, 자연 그리고 영혼을 노래하는 에콰도르의 안데스 민속음악 그룹 'SISAY' 그리고 뉴질랜드의 마오리족 원주민의 합창 등을 관심있게 보았다.
우리들의 '진공관소리체험실' 공식 행사는 오후 다섯시로 끝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객들이 계속 밀려들어와 앰프의 전원을 차마 내릴 수가 없었다.
자원봉사의 형식으로 꼼방오디오동호인회 그리고 광양제철소 고전음악동호회가 운영한 '진공관소리체험관' 정말 훌륭하게 운영했다고 자부한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에 참가하신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광양으로 내려오는 승용차 안에서 집사람이 3일동안 연속해서 좋은 음악을 계속 들어보긴 처음이라고 하면서 내년에도 참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말 좋은 기회를 얻어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세계소리축제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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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소리체험실에 사용된 오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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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을 맡은 동호회원과 청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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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의 주력 진공관앰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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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앰프 전시실의 관람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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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주력 진공관앰프앞의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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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민속음악그룹 시샤이의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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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민속음악그룹의 합창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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