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태교에 좋은 음악

오디오전도사 2006. 8. 24. 23:02

태교에 좋은 음악
('02.8.19. 순천 빌보드레코드, 정현빈)


폭염에 지쳐 헉헉대고 있었던 몇 해 전 8월 어느 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전통미인 한 분이 레코드샵 문을 열고 들어섰다.한참동안 음반을 살펴보더니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 아저씨! 우리 아기랑 같이 듣고 싶은데, 좋은 음악 좀 추천해 주세요. "
" 지금까지는 댄스하고 발라드가 좋아서 그런 음악만 들었는데, 남들이 좀 고상한 음악을 들어야 한다기에 이제는 클래식으로 좀 들어보고 싶어요. "

순간 나는 앞이 깜깜했다. 태교음악을 찾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음악감상은 태교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고 주위 사람들의 권유만을 따라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오신 분이라 어떻게 권해드려야 할지 매우 가슴이 답답했다.

사실 '태교음악'이라는 부제가 붙어 출시된 음반들은 거의 대부분 흔히들 얘기하는 클래식 음악 위주로 구성되어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클래식 음악이 태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 태교음악 하면 클래식이지! ' 라는 식의 반응에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필자로서는 그냥 음악만 추천해주고 말기에는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는 것 같아 차 한 잔을 권하고 한참동안 태교음악에 관한 필자의 견해를 피력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전해드렸던 얘기의 골자는 바로 ' 가장 좋은 태교음악은 지금 가장 듣고 싶은 음악이며, 고상하고 품위 있는 음악이라는 것 때문에 억지로 고통을 수반하면서 듣는 음악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며, 부부가 함께 듣지 않으면 반쪽 태교 '라는 것이었다.

지금도 가끔 태교음악을 찾아 빌보드를 방문하시는 손님들에게는 예외 없이 그 얘기와 함께 음악을 추천해 주고 있는데, 그 기준은 산모가 가장 듣고 싶은 음악,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루 담겨 있는 음악, 인간의 가청 주파수 대역인 20Hz에서부터 20kHz까지의 소리를 고루 들려주는 다양한 악기 편성의 음악 등이 고려되고 있다.

그리고 변함없이 강조하는 것은 짧은 곡이나 유명한 히트 곡 위주의 감상보다는 조금은 부담되겠지만, 대 편성 관현악 곡이나 대곡 중심의 감상이 훨씬 태교에 도움을 주며 이러한 태교를 거쳐 태어난 아이의 사고력과 인내력 증진에 도움이 됨은 물론 그 아이는 기나긴 인생항로의 어느 순간에서도 의연하고 진지한 자세로 삶을 성실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조건에 딱 들어맞는 음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으로 수년 전부터 찾던 필자의 노력에 감천(感天)의 음반이 이미 삼십여 년 전에 발매되어 있었는데, 그 음반은 <Seasons>이며 1970년에 Rock의 본 고장인 영국에서 Chris Simpson을 중심으로 하는 삼인조 그룹인 Magna Carta에 의해서 발매된 앨범이고 지금까지 많은 산모들에게 그 음반을 추천해서 좋은 평을 받아 왔다.

이제 필자의 소망은 우리 나라 모든 신혼부부들이 나란히 소파에 앉아 그윽한 행복감과 함께 Magna Carta의 < Seasons>를 듣기를 바라는 것이며 그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무한한 감동에 젖게 한다.

남편 여러분! 쓸쓸히 아내 혼자 듣는 태교음악은 반쪽 태교일 뿐임을 명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