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오케스트라!
공기나 물처런 우리 주변에 늘 있기때문에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것들이 있다. 인천국제공항도 우리에겐 그런 존재가 아닐까? 늘 곁에 두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이 얼마나 뛰어난 공항인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니 말이다. 책을 집필하면서 지금의 세계최고 공항이 되기까지 인천국제공항이 되기까지 인천국제공항이 걸어온 지난 시간을 되짚어갔다. 그 속에서 현재의 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던 '비결'과 '애환'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저 대한민국에 있는 가장 큰 국제공항 정도로만 알고 있을 많은 독자들에게 ㅣ '비결'과 '애환'을 하루빨리 알려줘 세계최고의 공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과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이렇게 위대한 공항이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었다. 3만5000명의 세상에서 가장 큰 오케스트라가 이뤄낸 가장 아름다운 성공스토리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KMAC에서 2010년 5월 26일 발간한 '세상에서 가장 큰 오케스트라가 이룩한 '명품공항'이야기 뭔가다른 인천공항 ...무엇이 다른가' 에 실린 제가 유지보수 용역을 하고 있는 수하물처리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발췌하였습니다.
(92쪽에서 97쪽)
공항의 혈관, 수화물처리시스템
벤치마킹 최고 인기 코스
만족스러운 서비스는 항상 고객의 눈앞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소리 없는 작은 노력들이 고객들에게 보다 큰 만족을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밑에는 또 하나의 세상이 있다. BHS Baggage Handling System으로 불리는 수화물 처리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면서 화물칸으로 보낸 짐 가방들이 해당 여객기로 정확하게 운송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수화물처리시스템은 공항의 핵심이며 ‘혈관’이라고도 불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짐에 붙은 태그를 통해 자동으로 분류된 짐들이 출발할 비행기의 화물칸으로 정확하게 옮겨진다. 도착 항공편의 경우도 승객이 수화물을 찾는 수취대 까지 정확히 짐이 보내져야 한다.
이때 수만 개의 짐 가방 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비행기에 실리거나 내려야 한다. 뉴욕으로 가는 승객의 짐이 파리로 날아가고 런던으로 가야 할 짐이 도쿄로 가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항공기의 운행과 공항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수화물처리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 공항 관계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객터미널 밑 또 하나의 공항
아무리 긴 활주로와 멋진 여객터미널이 있다고 해도 바로 이 수하물처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미국의 뉴덴버공항의 경우 수하물처리시스템의 비정상적인 작동으로1년 이상이나 공항개항이 지연됐다.
홍콩 첵랍콕공항 역시 수화물의 오 분류로 개항 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영국의 히드로공항의 경우 제5터미널이 새로 들어서면서 기존 수하물처리시스템과 연동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수하물이 목적지대로 분류되지 못해 많은 수하물이 분실됐으며, 이로 인해 대혼란이 발생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도 2001년 개항을 앞두고 수하물처리시스템의 완벽한 가동을 위해 가상 승객 5만 명과 여행 가방 5만개를 동원한 리허설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국내에서 파는 여행 가방을 싹쓸이 하다시피 사들이는 바람에 물량이 없어 중국에서까지 급히 가방을 조달해야 했을 정도다. 또한 가상 승객1만6000명을 구하기 위해 학교나 교회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통해 인력을 섭외하고 400대의 관광버스로 실어 나르는 등 엄청난 규모의 예행연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와 시행착오를 통해 개항과 함께 정상적인 수하물 처리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단계 개항 시 공항 내 다른 시스템들과의 인터페이스가 불안정해 수하물처리시스템을 완전 자동이 아닌 준 자동모드로 운영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초당7m, 초고속으로 달리는 여행가방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2단계 확장 공사 이후 더욱 완벽해진 수하물처리시스템 덕분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단계 확장 공사를 통해 기존 여객터미널 외에 또 하나의 터미널인 ‘탑승동’을 새롭게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은 수하물처리시스템이다. 기존 수하물처리시스템과 새롭게 오픈한 ‘탑승동’을 연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시스템에 추가 시스템을 연결시키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 만드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영국의 런던 히드로공항 제5터미널이 문제가 됐던 것도 바로 새롭게 건설된 터미널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이 기존 시스템과 연동되지 못해서 생긴 것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은 여객 터미널과 탑승동, 그리고 그사이를 연결하는 지하공간에 위치하고 있는데 체크인카운터에서 게이트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된 수하물처리시스템의 길이만도 88km에 달한다. 서울에서 천안까지의 거리에 해당되는 수하물처리시스템이 여객터미널 지하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은 직선거리로 900m 떨어져 있는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사이 구간을 100m에 14초, 초당 7m의 속도로 움직인다.
자동으로 분류된 여행 가방들이 중고등학생들 100m 달리기의 최고기록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속시스템의 특징은 기존의 국내외 공항에서 운영 중인 벨트 컨베이어 방식과 달리 접시 모양의 트레이에 수하물을 실리는 것으로 기존 벨트 방식에 비해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수하물 처리 속도는 출발의 경우 26분, 환승 19분, 도착 18분 이내 목적지 별로 분류가 가능하며 시간당 출발 1만 2600개, 환승 1만800개, 도착 3만3120개의 수하물을 운송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짐이 움직이는 속도는 사람보다 빠르다. 출국 카운터에서 짐을 부쳐놓고 걸어 들어가면 26분,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18분이면 승객보다 먼저 짐이 도착해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처리시스템에서는 하루에 8만~10만개의 수하물을 처리하며 개항 이후 누적 수하물 처리량이
이것은 수하물 1개를 20kg으로 계산했을 때 약 400만 톤에 달하는 무게다. 우리나라 국민들 몸무게를 모두 합친 것보다 무거우며 수하물을 일렬로 세우면 18만 km로 서울과 부산을 200여 차례 왕복할 수 있는 거리에 해당된다.
지각처리, 1만 개중 0.29개
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은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다. 수하물처리시스템을 거친 화물 중에서 항공기에 탑재되지 않는 지각 수하물 발생에 대한 관리목표는 1만분의 1 수준이며 실제 발생확률은 이보다 훨씬 밑도는 1만분의 0.29에 불과하다.
4만개의 짐을 처리할 때 1개 정도 문제가 발생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 등장 전까지 세계 최고의 공항을 자랑하던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의 관리목표가 1만분의 4인 것과 비교하면 한 차원 높은 고품질 수하물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운송라인의 이중화를 통해 장애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하물을 다른 경로로 자동 분류하여 목적지로 이송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오류 방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하물처리시스템의 성공 이면에는 ‘기계’나 시스템의 힘을 뛰어넘는 직원 개개인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지하 공간이지만 공항 내 어느 직원들보다도 가장 혁신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6시그마 혁신 툴을 사용, 수하물처리시스템의 운영과 유지관리, 지각 및 파손수하물 발생 원인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혁신 과제들을 수행해왔다.
(132쪽에서136쪽)
인천국제공항을 배워라
인천, 히드로의 뒤바뀐 운명
영국공항공사는 런던의 3대 공항인 히드로, 게트위, 스탄스태트를 비롯, 글래스고, 사우샘프턴 등 7개 지역에서 10개 공항을 운영하는 영국 최대의 공항 운영회사다.
존스턴 이사는 엄밀히 말하면 한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이 아니었다.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다. 그는 방문 목적에 맞게 아예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잠자리를 잡아놓고 숙박을 해결하면서 사흘간 인천국제공항에 머물렀다. 공항에 머무는 동안 공항 지하에서부터 지붕 위까지 샅샅이 훑었다. 유럽 최대의 공항 운영회사인 영국공항공사 관계자가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것은 눈앞에 다가온 런던올림픽준비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런던의 히드로공항에 제5터미널을 신축하는 등 공항 확장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수하물처리 시스템 문제로 인해 터미널 개장을 연기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급기야 BBC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언론들이 나서 히드로공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을 보고 배우라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영국 주요 언론들이 지목한 세계 최고의 공항 중 하나가 바로 인천국제공항이었다.
세계 공항들이 주목하는 ‘스타’ 공항
개장한지 8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인천국제공항의 세계 공항들이 주목하는 ‘스타’ 공항으로 부상했다. 매년 수백 명의 공항 관계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그 중에는 공항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과 경제인, 고위급 공무원들도 포함되어 있다. 공항 개항 이후 벤치마킹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사람만도 4000명이 넘는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는 21세기 신공항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보기 위해 방문했지만 히드로공항 관계자의 방문은 인천국제공항 사람들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한 때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일컬어지는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벤치마킹 한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천국제공항 사람들에게는 히드로공항에 얽힌 아픈 추억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의 일이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들은 공항 개장을 앞두고 세계 유수의 공항을 대상으로 벤치마킹에 나섰다. 그 중에는 당시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불리던 런던 히드로공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들은 어렵게 찾아간 히드로공항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공항관계자들의 견학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과 히드로공항의 입장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배우는 대상에서 가르치는 대상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존스턴 이사를 바라보는 공항 공사 직원들의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존스턴 이사는 인천국제공항의 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둘러보고 감탄을 하면서 영국으로 돌아갔다.
줄 잇는 벤치마킹 행렬
인천국제공항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인천국제공항을 배우기 위해서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공항 관계자들의 숫자도 크게 늘고 있다.
개항 직후만 하더라도 주로 개발도상국 공항 위주로 벤치마킹을 왔으나 최근 들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 공항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벤치마킹 분야도 다양하다. 단순한 화장실 청결 문제에서부터 교통센터 운영, 유비쿼터스 시설, 수하물처리시스템까지 다양하다.
인천국제공항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공항서비스에서부터 운영 노하우, 첨단 기술까지 공항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원스톱으로 불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 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BHS Baggage Handling System이라고 불리는 수하물처리시스템이다.
공항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하물처리시스템은 친절서비스나 출입국 속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수하물처리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공항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공항 확장 사업을 통해 수하물처리시스템을 한 차례도 중단시키지 않고 운영한 거의 유일 하다시피 한 공항으로 알려지면서 아예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의 통합 개념과 전략을 통째로 배워가려는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
서비스 판매 위한 ‘쇼케이스’ 역할도 톡톡
그밖에 미국 LA공항이 인천국제공항의 교통센터 개념을 설계에 반영했으며, 홍콩 첵랍콕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의 ‘고객 접점 서비스직원 포상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급성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허브공항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일본 공항들의 벤치마킹 요청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나리타공항과 중부공항이 각각 ‘첨단 수하물 검색장비 및 시스템 운영’과 ‘장애인을 위한 여객터미널 설계’를 인천국제공항으로부터 배워가기도 했다.
이러한 인천국제공항의 활발한 벤치마킹 사례는 국무조정실이 주관한 ‘역벤치마킹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항 측은 공항 운영 노하우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벤치마킹은 공항 ‘수출’을 위한 견본품 ‘진열장’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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