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야기

'제철보국'의 국민기업 포스코, 자주독립 경영권 소망

오디오전도사 2013. 11. 21. 16:11

 

‘제철보국’의 국민기업
자주독립 경영권 소망
포스코 창립회, 정준양 회장 사임 충격
창업정신 계승발전, 외풍외압 거부

기사입력: 경제풍월 배병휴 컬럼 2013.11.20.17:33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지난 15일 이사회에 참석하여 내년 3월 정기주총 때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포스코가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사임하겠다면서 “외압이나 외풍은 없었다”고 해명한 말이 아무래도 미덥지 못하게 느껴온다.


박태준 창설회장 없는 포스코 경영


포스코는 정부 지분이 없는 민영화 성공모델로 꼽혀왔지만 과거 정권에 의한 CEO 교체의 악몽을 잊지 못한다. 창업회장인 박태준 명예회장은 포스코 경영리더십에 대한 외압을 막기 위해 정계로 진출했노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박태준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정치적 병풍역이 사라지고 내부출신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다시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은 만큼 주식이 분산된 민간기업으로 오너가 따로 없는 국민기업이지만 창업정신에 투철한 포스코인들의 주인의식이 강한 글로벌 일류 철강사의 이미지를 쌓고 있다. 그런데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창업회장의 이미지가 뚜렷한 포스코가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외압에 의해 임기 중인 CEO가 강제교체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포스코 창업정신을 대변하는 창설요원 34명 가운데 생존자 16명이 지난 8월 ‘포스코 창립회’(회장 안병화)를 발족시켜 포스코 경영리더십과 안정과 창업정신수호 계승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스코 창립회는 이번 정준양 회장의 사임의사 발표에 실망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은 포스코가 박정희 대통령, 박태준 회장의 제철입국 정신을 굳건히 지켜가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글로벌 초일류 철강사로 발전하는 것만이 절실한 소망이다.


창설요원들의 ‘OB의 바람’


포스코 창설요원의 한명으로 부사장을 역임한 여상환(余尙煥) 지성300인회 공동회장이 포스코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OB의 바람’을 적어 보내왔다.
여 회장은 포스코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철강설비 과잉 시장상황에서 ‘포스코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가자면 6가지의 과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①포스코는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성공을 대표하는 영속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②포스코는 지금껏 쌍아 온 효율경영,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국민기업의 전형으로 발전해야 한다.
③포스코는 포스코가 아니면 우리나라에 있을 수 없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전통과 격에 맞는다.
④포스코는 이익우선의 주주중심보다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으로 적대적인 M&A를 경계해야 한다. 아울러 포스코는 책임자가 외부인사로 선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⑤포스코가 시대적 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성장발전을 이룩하는 방책의 일환으로 포스코 경영자의 내부양성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철강분야 전문인이 책임자를 맡아야 한다.
⑥포스코의 전·현직 경영진은 중장기적, 전략적인 경영방침에 관해 평소에도 상호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적 경영승계 전통수립 소망


여상환 회장은 포스코의 기업문화가 ‘우리기업’, ‘건강기업’, ‘겸손기업’ 이미지에다 공익, 선도, 모범으로 국민의식 속에 심어져 있다고 자부한다. 이는 포스코가 지난 45년간 “철강은 국력이다”, “철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쌓아온 자연스런 평판이라는 주장이다.
포스코는 창립초기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회사 건설”을 행동강령으로 실천하고 제품을 생산, 출하하기 시작하면서는 ‘제철보국’의 신념으로 일사불란한 사풍을 쌓아왔다. 그 뒤 시대상황에 따라 민영화된 지금까지 사풍은 달라진 것 없이 세계가 인정하는 생산성 최고의 대형 종합제철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 회장은 이 같은 포스코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모범적인 국민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가자면 경영권의 안정이 가장 큰 숙제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정권이 교체할 때마다 최고경영자가 바꿔 자율경영이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기강의 해이와 투자사업의 왜곡현상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포스코의 자율경영을 확립시켜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독자적인 전문 경영승계 전통을 뒷받침해 주기를 소망한다는 뜻이다.


제철보국의 사명감과 자부심


여 회장은 정부가 포스코 인사에 개입할 경우 국민기업이 외풍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신일본제철의 경우 전·현직 임원들의 협의를 통해 차기 최고경영자를 물색하여 내부의 자긍심을 살려가며 경영권이 순리적으로 승계되고 있는 것으로 비교된다. 신일본제철은 경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제철회사의 특성을 고려하여 생산, 판매, 원료부문 등 각 부분별 출신자들을 순환 선임토록 배려하기도 한다.
또 미국의 GM이나 GE 등도 최종 결정은 주주총회의 몫이지만 후보 추천과정에 전·현직 관계자들의 뜻이 중시되고 외부인사들의 개입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다.
포스코 창설요원들이 ‘경영자주독립’을 강조하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포스코의 창립과, 건설, 조업 등 전과정이 유별한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이어져왔다는 포스코 발전사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소망과 꿈이 너무나 절실하다. 분명 포스코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상징적 글로벌 기업으로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그들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북돋워져야 한다고 믿는다. (경제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