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이야기

디지털시대의 진공관 앰프

오디오전도사 2006. 8. 24. 19:42

디지털시대의 진공관 앰프
(2002.10.20. 김영남)

 

중후장대의 시대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고 가볍고 성능이 좋으면서 소형인 경박단소가 각광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대표되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세계가 그 상징이 되었고 옛날 애니악의 진공관 컴퓨터 정도의 성능은 손 바닥보다 훨씬 적은 크기로 소형화되었다. 소비전력도 낮아지고 기능은 엄청나게 높아졌으며, 소형화나 대량생산에 의해 저가격화되었고 그에 힘입어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고 인터넷의 발전 덕택에 컴퓨터는 우리들에게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되었다. 

그런데 소리를 듣는 도구인 앰프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도 경박단소화의 물결를 타고 소형이면서도 대출력인 트랜지스터 앰프가 오디오 가게를 장식한지 이미 30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 왔는지 생각해 보면, 컴퓨터와는 다소 사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귀는 잘 듣는 사람이 20Hz에서 20kHz까지 감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주파수 범위라면 진공관 앰프는 40년 전부터 재생할 능력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상하 5배의 여유를 요구한다 해도 현대의 진공관 앰프는 이를 능가하여 10배인 2Hz에서 200kHz의 주파수 특성을 요구한다 할지라도 정말 마음만 먹으면 그정도는 어려움 없이 만들 수 있었다.

출력측면에서도 진공관 앰프로 100W를 만들라고 하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단지 대형관을 사용하여 해결할 수 있으며 디스토션(찌그러짐) 측면에서도 1961년에 발표한 소울 마란츠 설계의 앰프 마란츠 #9 (6CA7 사용)은 진공관 앰프이면서도 이미 0.03% 이하의 값을 실현했었다. 그리고 정말 그 이하의 디스토션으로 할 필요가 있는지는 필자도 의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사실을 되돌아볼 때, 앰프의 트랜지스터화 과정은  출력대 경제성 이외에 어느 정도 필연성이 있었는지 의아심을 갖게 된다. 소형 경량화였다 라고 하면 지금 판매되고 있는 트랜지스터 앰프의 크기나 중량은 진공관 앰프와 크게 차이나지 않으며, A급 앰프의 출현에 의해 소비전력도 결국 같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트랜지스터 앰프의 출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귀의 허용입력이 커졌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도 없다.

필자의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만이 가지는 독특한 메리트가 있다.

① 능동소자의 직선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별로 부궤환에 의존하지 않고 좋은 특성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앰프의 과도특성 개선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② 과도입력시의 디스토션을 귀로는 느낄 수 없다.
③ 무엇보다도 회로가 간단하여 알기쉽고 음성전류가 여기저기 복잡한 경로를 통하지 않는다.

취미세계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진공관을 트랜지스터로 대체한 메리트가 출력 이외에 별로 없다고 한다면  필자는 주저함 없이 위에서 말한 장점이 있는 진공관 앰프를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시판 앰프가 자신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이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구체적으로 실체화하여 진공관 앰프를 설계하고 제작한다고 하는 것은 정신적인 만족과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은 얘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분에게 진공관 앰프의 자작을 적극 권장하면서, 아울러 지금까지 필자가 수없이 받아왔던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 소리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하여 여러 문헌을 참고해 가면서 나름대로 합리화를 시켜보고자 한다.  

진공관의 역사는 에디슨이 백열등을 발명한 후 그 백열등 속에 금속조각을 넣어 열전자 방출실험을 하던중 고온의 필라멘트로부터 찬 메탈(플레이트)로 전류가 흐르는 현상 즉 '에디슨효과'를 발견한 것이 그 효시였다. 그러나 그것은 진공속에서의 열전자 이동이론이 확립되지 않았을 때였으며 명실상부한 전자제품 소재로서의 이용가치를 확인한 단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1904년 전기전자이론으로 인류에 크게 공헌한 영국의 프레밍(J.A. Fleming)이 2극진공관을 발명하여 이 2극진공관이 교류전류를 직류전류로 변환할 수 있는 소자로 이용할 수 있다는 현상을 발견함으로써 이때부터가 진공관이 인류문명에 공헌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디디게 되었다. 그는 이때 이 진공관의 이름을 '다이오드(Diode)'로 명명했었다.

같은 시기인 1906년 미국의 포레스트(Lee de Forest)는 캐소드(필라멘트)와 애노드(플레이트) 중간에 다른 하나의 전극판 즉 그리드를 추가 하고 캐소드와 그리드 사이에 전압을 증가시키면 전자의 흐름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이것을 오디온(Audion)이라 명명한 3극진공관을 발명함과 동시에 진공관의 증폭효과를 이용하여 싱글스테이지의 오디오 앰프를 발표한 것이 진공관이 오디오에 이용된 최초의 기록할 만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 이후 인류는 정류, 증폭, 발진 이라는 진공관의 기능을 충분히 이용하여 모양이 다른 대체관을 포함하여 대개 1000여종에 달하는 진공관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1948년 미국에서 트랜지스터가 발명되고 이것이 실용화되어 지금까지 오디오용 전자소자로 사용되어온 진공관의 자리를 이 트랜지스터가 대체되어 옴에 따라 새로운 형식의 진공관 개발은 서서히 중단되었고 현재는 동구권이나 중국 등 몇몇 공산권을 제외하고는 민생용 진공관을 제조하는 메이커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되어 지금은 진공관이 마치 귀중품으로 취급되어 가격도 비쌀 뿐만아니라 구하기도 어렵게 되어 버렸다.

공업기술 발달사로 볼 때나 최종제품(앰프)의 물리적 특성으로 볼 때, 트랜지스터가 훨씬 월등한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진공관을 선호하는 오디오매니아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진공관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단지 과거의 향수에 젖어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들이 주장하듯 진공관만이 가지는 독특한 음색과 어느 면에서는 트랜지스터를 능가하는 음질 때문일 것이다.

진공관과 트랜지스터의 구조적인 차이는 진공관은 전자가 진공속을 이동하므로 이동속도가 매우 빠른 반면 트랜지스터는 고체속을 전자가 이동함으로 진공관에 비해 다소 느리다는 것이다. 또한 진공관 앰프의 경우 트랜지스터 앰프에 비해 신호경로가 비교적 짧아 신호의 순도가 떨어지는 율이 다소 적다는 것도 메리트일 것이다. 따라서 어떤 제품이건 '간단하면서도 좋은 것이 진짜 좋은 것이다(Simple is Best)' 라는 것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좋은 진공관의 조건으로는


① 측정상으로 플레이트(Plate) 특성곡선이 잘 갖추어진 진공관
② 그리드(Grid) 바이어스가 깊고 플레이트 손실이 커서 전류가 큰 진공관
③ 외관상 플레이트가 큰 진공관
④ 플레이트 저항이 700~2000옴의 다소 작은 진공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동일 형번이라도 메이커에 따라, 같은 메이커 중에서도 측정데이터는 동일하더라도 잡음발생 정도나 청감상의 음질차이는 매우 커서 결국 진공관의 선별이나 선정은 결국 소리를 들어보고 결정해야 하나 진공관을 구입할 때 진공관 샾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으므로 외관을 보고 평가하여 최소한 불량진공관을 선별해 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소개해 본다.

① 겟터가 엷어져 있거나 부분적으로 갈색으로 변색되어 있는 것은 한번 사용한 것이거나 수명이 거의 다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② 플레이트 색이 일정하지 않고 특히 중앙부가 거무스름한 것이나 진공관의 흰색 명칭이 갈색으로 변색된 것은 중고품일 가능성이 크다.
③ 캐소드의 닉켈 슬리브가 빛나지 않는 것이나 히터가 거무스름한 것은 몇 번 통전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측정하여 판매하고 있는 샾에서는 진공관에 따라서는 한번의 통전으로 히터가 검게 변하는 진공관도 있다. 
④ MT관에서는 보턴 스템에 매입된 쥬멧트선이 거무스름한 것은 상당히 사용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⑤ 히터 주위의 유리가 대각선 방향으로 까맣게 되어 있거나 갈색으로 변해 있는 것은 히터의 금속이 장시간 사용하여 증발 착색된 것으로 이미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증거이다.

최근에는 진공관 앰프를 예전의 오디오용 진공관 뿐만아니라 고주파증폭용이라든가 송신용 진공관을 사용하는 예가 많아졌다. 또한 회로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하여 와이드레인지화 되고 해상도도 매우 우수한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한편 트랜지스터 앰프의 경우에도 회로기술 및 실장기술의 발달, 특히 우수한 부품의 사용으로 이전의 트랜지스터 앰프의 단점이었던 경질감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제품들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하이엔드 앰프들이 진공관식이든 트랜지스터식이든 음질이 매우 유사하게 닮아가는 경향이 있고, 증폭소자가 무엇이건 간에 하나의 장점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 오는 느낌이다.

그러면 여기서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의 소리 특징 및 차이를 일반론적인 면에서 살펴보고 왜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자.

진공관 앰프의 특징


① 윤기있고 포근한 느낌의 소리
② 소리의 여운이 있고 전체를 감싸는 듯한 분위기감 
③ 표정이 풍부하면서도 음색의 미묘한 변화가 잘 나오는 점
④ 인위적인 요소가 거의 가미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소리
⑤ 극장과 같은 넓은 공간에서도 저 뒤편까지 쭉쭉 뻗어나가는 듯한 소리

트랜지스터 앰프의 특징


① 음폭이 넓고 시원한 느낌
② 세부까지도 들춰 보여주는 듯한 섬세한 소리
③ 약간 메마른 느낌을 주지만 단정한 소리
④ 험 등 잡음이 적은 점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의 소리의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기로 하자

증폭소자 특성의 차이


증폭소자의 입력전압과 소자에 흐르는 전류의 관계를 전달특성이라 하며 그래프를 그려보면,  그리드나 게이트와 같이 능동적으로 전자의 흐름을 억제하는 제어단자를 가진 진공관이나 FET의 경우는 2차함수 그래프가 된다. 반면, 제어단자인 베이스에 강제로 전류를 흘려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의 경우는 지수함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자에서 발생하는 디스토션(찌그러짐)에 있어서도 진공관이나 FET는 2차고조파를 중심으로 하는 우수차 고조파에 의한 영향이 대부분인데 반하여 트랜지스터의 경우 우수차 고조파와 기수차 고조파가 복잡하게 얽혀 불협화음과 같은 디스토션이 발생한다.

진공관 앰프 특유의 여운과 감싸는 듯한 소리는 2차고조파를 중심으로한 우수차 고조파가 일종의 하모니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트랜지스터 앰프에도 1~2%의 2차고조파를 인위적으로 부가하면 그 음색이 진공관 앰프와 매우 흡사해 진다는 외국에서의 실험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회로의 차이


트랜지스터 앰프나 FET 앰프와 비교하여 진공관 앰프의 가장 큰 회로상의 차이점은 전원전압에 있다. 즉 진공관 앰프는 고전압 소전류의 회로로 구성되는데 비하여 트랜지스터 앰프는 보통 저전압 대전류 회로로 구성된다.

진공관 앰프의 경우에는 신호전압의 범위에 비해 전원전압의 범위가 매우 크므로 전달특성 커브 안에 신호전압이 차지하는 범위가 매우 작다. 따라서 이 신호전압의 범위를 전달특성 커브의 직선성이 좋은 범위에 위치시켜 놓을 수 있어 순간 과대 입력시에도 디스토션이 매우 적은 장점이 있다. 이것이 미국의 카운터포인사나 오디오리서치사와 같은 진공관 앰프 메이커에서 음질상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이다.

반면에 트랜지스터 앰프는 전원 전압이 낮기 때문에 신호전압의 범위가 신호전달특성 커브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어 과도입력에 대한 여유도가 적은 불리한 면이 있으며 특히 OP 앰프를 증폭소자로 사용하는 앰프인 경우 통상 전원전압이 ±15V 이므로 이러한 과도입력에 대한 여유도가 가장 적은 단점이 있다.

열적 안정성 측면에서 비교해보면 진공관 앰프는 항시 히터를 가열해야 하기 때문에 앰프의 온도변화가 비교적 적고 또한 진공관 자체가 주변 온도에 대한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 앰프는 대부분 AB급 증폭을 하는 관계로 전류의 흐르는 크기에 따라 발열량도 변화하는데다 트랜지스터 소자 그 자체도 온도에 따른 특성변화가 비교적 심하다는 단점이 있어 온도변화에 따른 디스토션 발생 가능성이 많은 편이다.

진공관 앰프의 대표적인 회로로는 윌리암슨 회로, 올슨 회로, 울트라 리니어 회로 등 고전적인 회로와 함께 차동회로와 SRPP회로 등 비교적 새로운 회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증폭단수는 푸슈풀 앰프인 경우 대개 초단, 위상반전단, 드라이버단과 출력단 등 4단으로 구성되며 싱글 파워 앰프인 경우 2단 내지 3단의 증폭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트랜지스터 파워 앰프가 보통 2단의 전압증폭단과 바이어스단 그리고 3단의 전력증폭단 등 총 6단의 증폭단수를 가지는데 비하여 매우 단순함을 알 수 있다. 회로가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신호가 오염되지 않아 순도는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트랜지스터나 FET는 소자 그 자체가 진공관에 비해 디스토션 발생 가능성이 많은 편이어서 트랜지스터 앰프는 소자 자체가 갖는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상회로 기술을 개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회로가 복잡하게 되고 소자수도 많아지게 되며,  이에 따라 디스토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신호의 순도도 떨어지게 된다.

FET는 입력 임피던스가 높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초단에 트랜지스터 대신 주로 사용된다. 파워 FET소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FET가 전압구동형 이므로 구동에너지를 크게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프리 드라이버단을 생략할 수 있어 4~5단의 증폭단으로 간략화 할 수 있다. 이 출력 FET는 일반 트랜지스터와는 달리 열계수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열폭주가 일어나지 않아 열보상회로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만큼 회로가 간단해지는 등 장점이 많아 최근들어 출력단에 FET를 사용하는 경우가 고급형 앰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에는 FET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진공관회로와 일반 트랜지스터회로 각각의 장점을 모은 듯한 회로로 발전되어 나가고 있으며 음질 또한 양자를 겸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를 선호하는 오디오매니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출력트랜스의 영향 


출력트랜스를 개입시킬 경우 음악정보의 미세한 뉘앙스가 떨어질 가능성이나 트랜스 자체의 코어가 갖는 특유의 컬러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출력진공관을 최적의 부하상태로 동작시킬 수 있는데다 이 출력트랜스가 가청주파수 대역 밖의 초고역 및 초저역을 자연스럽게 제거하는 밴드패스 필터 역할을 하므로 불필요한 잡음을 경감시킴과 동시에 외부로 직류를 흘리지 않는 장점 등이 있다.특히 이 직류차단 특성 때문에 트랜지스터 앰프에서 꼭 필요한 스피커 보호용 리레이나 스피커 퓨즈를 생략할 수 있는 이점은 음질면 이외의 또다른 큰 플러스 요인이다.

진공관 앰프에서 출력트랜스가 음질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진공관 앰프 반은 출력트랜스가 좌우한다고 할 정도이다.

NFB양의 차이


NFB는 Negative Feed Back의 약어로 부궤환 회로이다. 일반 증폭회로에 NFB를 적절히 사용하면 찌그러짐을 비롯 여러 면에서의 현저한 특성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 진공관 앰프에서는 출력트랜스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 트랜스는 큰 리액턴스 성분이므로 출력트랜스의 2차측에서 입력측으로 돌아오는 NFB양을 소량으로 가할 수밖에 없다. 또 진공관 소자 자체는 직선성이 좋은데다 디스토션의 대부분이 귀에 거슬리지 않는 2차고조파 성분이기 때문에 회로 전체에 약간의 NFB만 걸어 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직선성이 좋은 2A3과 300B 등의 3극 출력관을 사용하는 실글 앰프에서는 아예 NFB를 걸지 않고 사용하는 예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트랜지스터 앰프에서는 실용상태에서의 소자의 직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얼마간의 NFB를 걸어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데이터적으로 앰프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다량의 NFB를 건 앰프가 많았으나 과도적인 순간 입력신호에 대해 앰프가 발진하는 등 불안정해지기 쉽고 고역이 경직된 느낌을 주는 등 좋지 않은 면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인식되면서 최근에는 NFB를 걸기 이전의 나특성을 향상시키면서 NFB의 양을 줄여나가는 추세이다.

오디오 매니아 사이에는 NFB를 죄악시하여 무조건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 NFB는 화장이나  음식맛을 내는 조미료에 비유할 수 있으며 적당한 화장이나 조미료의 사용은 본래의 아름다움이나 맛을 보다 향상시켜주는 것과 같이 과하지 않은 NFB를 사용한 앰프의 소리는 매우 아름답다.

콘덴서의 영향 


콘덴서 특히 음의 신호경로에 들어가는 커프링 콘덴서가 음질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특히 진공관 앰프에서는 출력트랜스, 진공관 그리고 커프링 콘덴서 등 3가지 요소가 음질의 대부분을 결정짓게 된다. 진공관 앰프에서 커프링 콘덴서의 사용은 필수적인데 주로 드라이버단과 출력단 사이에 위치한다. 0.1~1.0uF의 무극성 콘덴서가 사용되는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음질, 특히 앰프 전체의 음색 및 분위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전부터 여러 가지 고품질의 콘덴서가 사용되어 왔다.

한편 트랜지스터 앰프에서는 커프링 콘덴서의 배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 증폭단을 직결하여 DC 앰프화 하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고급형 트랜지스터 앰프는 거의 DC 앰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프링 콘덴서가 없기 때문에 무색투명한 음질로서 직류영역까지 증폭이 가능할 정도로 초저역의 재생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만일 커프링 콘덴서를 트랜지스터 앰프에 사용한다면 진공관 앰프에 적용하는 경우보다 음질열화의 가능성이 많은데 이는 콘덴서에 가해지는 신호전압의 2승에 비례하는 흡인력의 발생 때문이며 이 콘덴서에 교류형태인 신호전압을 가하게 되면 그 주파수에 비례하여 흡인력이 발생하게 되어 콘덴서 자체가 미세하게 진동하게 된다.

진공관 앰프에서는 커프링 콘덴서에 이미 100V이상의 직류 바이어스 전압이 가해져 있기 때문에 신호전압의 변화는 이 직류 바이어스 전압에 비해 미미하여 상대적으로 진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트랜지스터 앰프에서는 직류 바이어스 전압이 걸려있지 않거나 걸려있더라도 낮은 전압이기 때문에 신호전압의 주파수에 비례하는 진동이 일어나며 이에 기인한 음질열화가 심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진동을 일으키기 어려운 구조의 원통형 콘덴사의 사용이 바람직하다. 예전부터 '콘덴서는 높은 직류 바이어스 전압이 걸려있는 편이 소리가 더 좋다'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의 소리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증폭소자 자체, 회로구성, 사용부품 및 부품 사용방법의 차이와 같은 주로 물리적인 면에서 살펴 보았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나 트랜지스터 앰프를 사용하는 사람이 느끼는 정신적인 차이점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트랜지스터 앰프는 전원을 켜는 즉시 음악이 나오는 인스턴트성이 있어 언제든지 음악을 들려주므로 일상생활적인 느낌이 많다. 반면에 진공관 앰프는 음악을 듣기 전에 적어도 얼마간의 예열시간이 필요하므로 그동안 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음악감상에 몰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 구도적인 자세로 음악에 접하게 된다. 또한 진공관 앰프로 음악을 감상할 때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때이므로 와닿는 음악 및 음질도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깊은 밤에 진공관 앰프를 바라보면 빨갛게 달구어져 있는 진공관과 그 안에서 기처럼 일어나는 파르스름한 빛은 마치 생명체인 듯한 느낌을 주어 아무런 변화를 나타내지 않는 트랜지스터 앰프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감정에서 오는 음질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고려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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