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음반 컬렉팅 성시완 전 ('08. 6.10. 조선일보, 연합뉴스) |
"이 음반요? 아이슬란드 벼룩시장 뒤져 구했어요" 음악칼럼니스트 성시완씨 희귀음반 전시회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1980년대에 '아트락'을 국내에 소개해 대중음악 팬들을 열광시킨 음악칼럼니스트 성시완(47·사진)씨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성시완 컬렉션 40/30/20: 컬렉션 3 전'을 열고 40여 년간 수집한 희귀음반과 앨범재킷 1000여 점을 걸었다. "그동안 내가 모은 음반을 통해 컬렉터 인생 40년, 음악인 인생 30년, 사업가 인생 20년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수북이 쌓아놓고 아무거나 골라 듣기 때문에 알맹이 따로, 커버 따로인 경우가 많아요. 우리 집에 온 후배들이 전 세계에 아흔아홉 장밖에 없는 음반이 방바닥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죠." 그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남들이 많이 가는 휴양지만 빼고 안 가본 나라가 없다"고 했다. 음반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아이슬란드 록밴드의 앨범을 구하기 위해 비행기 삯 1600달러를 내고 아이슬란드에 날아가 벼룩시장을 뒤졌을 정도다. 음반뿐 아니라 관련 자료도 모았다. 1993년, 그는 4박5일 동안 스페인마드리드를 샅샅이 뒤져서 오랫동안 찾아 헤맨 60년대 음악 신문 한 부를 발견했다. 그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 신문을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고 했다. 1인당 외환 송금액 상한선이 1만 달러이던 시절, 음반값 수만 달러를 해외 거래처에 송금하다가 당국에 걸려 '신용카드 이용정지 6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는 서울 충정로에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산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이사하지 않았다. "지하실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앨범이 꽉 들어차 도무지 이사할 엄두를 못 냈다"고 했다. 가족들과 다투기도 많이 다퉜다. 2001년 그리스 아테네에 날아가서 LP판 1000장과 CD 600장을 사 들고 귀국한 성씨는 자택 마당에 턴테이블과 음반 뭉치가 뒹구는 것을 보고 대경실색했다. 음반 더미가 온 집안을 야금야금 점령하는 것을 참다 못한 어머니가 아들이 집을 비운 사이 아들의 방을 '습격'한 것이다. <40년 음반 컬렉팅 성시완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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