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삶'이란, 매일같이 낡은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기도하는 자세로 눈을 지긋이 감는 것이며, '죽음'이란 이제 더 이상 내가 좋아하는 'LA 4'의 'Going Home'을 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기쁨'이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음반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때의 숨막히는 전율이며, '슬픔'이란 명반이라는 소문에 무작정 집어 든 음반이 배신할 때의 허한 가슴입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겨드랑이 곁에서 감동이란 녀석이 헤드폰을 끼고 있는 내 귀속으로 뭉게뭉게 파고드는 짜릿한 고통이며, '불행'이란 이 짜릿한 고통을 진짜로 고통스러워하는 당신의 그 순진함입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비발디'를 나는 싫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음악이 '1+1=2' 라는 논리의 언어라면 이 세상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당연히 '비발디'를 좋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비발디'보다 '비틀즈'가 더 좋습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나는 차마 말못하고 있었던 한 가지를 고쳐 말하고자 합니다. '불행'이란, 매일같이 당신과 내가 똑같은 음악을 듣고 똑같이 감동에 젖어야 하는, 바로 그 노란 배려입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봄'은 잠에서 덜 깬 당신의 하품이 모차르트로 들릴 때이며. '여름'은 Beach Boys의 노래와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가 모깃불 연기처럼 모락모락 가슴을 난도질 할 때입니다.
음악은 가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가을'은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에 설탕대신 얏사 하이펫츠의 바이올린을 곁들이고 싶을 때이며, '겨울'은 두꺼운 솜이불도 추워서 잠들지 못해,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와 '별은 빛나건만'을 듣고서야 잠들 때입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 음악은 가슴의 언어랍니다. 그래서 '사랑'은 세 끼 밥보다 음악과 함께 지긋이 눈감기를 더 좋아하는, 바보 같은 내 마음의 유일한 여유, 바로 그것입니다. |